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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자리(수호성:금성, 수호신:아프로디테, 4/21 ~ 5/21)

물병자리(수호성:천왕성, 수호신:우라노스, 1/21 ~ 2/19)














"이건 이렇게 하면 되고요,

저건 저렇게 하면 되고..."


아, 역시 친절해...

정말 친절하고 

상냥한 사람이야.

그러면서 일도 잘 하고......

황소는 그를 보며

속으로 매우 흐뭇해했다.

그녀는 올해 초,

한 회사에 취직했다.

그리고 사수로 온 사람이 그였다.

그는 언제나 친절하고 상냥하게 

일을 가르쳐 주었고

실수를 하거나

모르는 게 있어 다시 물어보더라도

화를 내는 법은 거의 없었다.

게다가 얼굴도 잘 생겼다.

그녀는 이미 4개월 째

그를 열혈 짝사랑 중이었다.




"짝사랑? 

그것도 회사 사수를?

아서라.

그런 사람을

너만 짝사랑하겠어?"


"야, 그 입 좀 다물어 줄래??"


"혹시 유부남은 아니지?"


황소는 속으로 혀를 끌끌 찼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친했던

그였지만 

어째 도통 황소의 말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었던 것이다.


"유부남은 확실히 아니야."


"어떻게 알아?"


"회사 사람들이 그랬으니까."


"그건 다행이네."


그는 안주로 나온 마른 오징어를 

질겅질겅 씹다가

시원하게 맥주를 들이켰다.

그러면서 말했다.


"그 짝사랑 같은 건 그만둬.

너 어차피 고백도 못...

아니지,안 할 거잖아.

안 할 거잖아 로 해줄게."


"그...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대학교 1학년 때부터

내가 네 역사를 쭉 봐왔잖아.

네가 그런 게 어디 한, 두 번이냐?

대학교 1학년 때는 

짝사랑하던 선배가 있었지,

근데 고백 안 하다 보니 

그 선배가 여친 데리고 나타났잖아?

그렇게 하고 나서 

며칠 간 울고불고하던 게 누구더라?

너 그 때 술 맨날 엄청 먹어가지고 

내가 업고 다니느라

아주 진땀 뺐어.

그 다음에는 대학교 3학년 때였나

4학년 때였나...

하여간 그 때는 또 

웬 밴드하는 남자애를 짝사랑했는데

알고 보니 걔는 너보다 어렸지.

것도 미성년자.

고등학생이었잖아.

그리고 그 다음에는 

아르바이트하던 데서 짝사랑하던

한 남자.

근데 알고보니 유부남.

네가 이런 게 한, 두번이어야지.

늘 짝사랑으로 끝낼 거면

뭣하러 좋아하냐?"


"어이구 진짜!

말이나 못 하면 정말?

바라보는 즐거움이 있는 거야.

그것도 몰라?"


"응, 난 몰라.

난 짝사랑은 안 할 거야, 웬만해서.

적어도 난 계획을 세워서라도

짝사랑하는 상대를 가질 거라고."


황소는 그의 말에 

이의를 달지 않았다.

아니, 못 했다가 맞다.

물병은 언제나 그래왔기 때문이다.

계획을 세우고

주변에 도와달라고 해서라도

좋아하는 여자와 사귀어 왔던 것이다.


"짝사랑만 하는 건 그만 둬.

비겁하잖아."


물병은 그렇게 말하고는

맥주 한 잔을 더 시켰다.


"그건 내 사랑 방식이야.

네가 참견할 일이 아니야."


황소 또한 맞받아치면서

맥주 한 잔을 더 시켰다.




집에 왔지만

황소는 물병의 말이 잊혀지지 않았다.

비겁하다라......

아니야. 

내 사랑은 비겁한 게 절대 아니라고.

그렇게 외치면서

황소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잠을 청했다.




며칠 후였다.

그 날은 토요일이었지만

회사 일 때문에

모든 직원이 출근을 해야 했다.

황소는 사수를 한번 더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그저 기분이 좋아져 있었다.

괜스레 이 옷, 저 옷 입어보고

화장도 정성스레 하면서

그녀는 들떠있었다.


"안녕하세요."


그녀는 회사에 들어서며

발랄하게 인사를 했다.


"혹시 오늘 소개팅해요?

옷이 엄청 예쁘네요."


사수가 와서 아는 척을 했다.

와....

어쩌면 저렇게 세심하지?

하지만 점심시간 쯔음에

그녀의 기분은 산산히 깨지고 말았다.


"저 결혼합니다.

한 달 후이구요.

많이 축하해 주세요~"


그가 결혼을 한다며

청첩장을 돌렸던 것이다.

결혼할 사람은 심지어

자신의 맞은 편에 앉아 

친하게 수다를 떨던 은영씨였다.

그녀는 멍해졌다.

뭐지?

난 왜 항상 이딴 식인 거지?

그런 생각이 들면서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그녀는 사수가 나눠준 청첩장을 손에 꼭 쥐었다.

어쩌지?

이대로는 눈물이 나올 것만 같은데...

뭐든 해야 하는데......


"저기...

그러니까...

음...

좋은 날이니까

제가 막내로서 커피 쏠게요.

다들 아메리카노 괜찮으시죠?

금방 갔다올게요!"


그녀는 이렇게 말하며

황급히 지갑을 챙겨

밖으로 나갔다.

저는 카라멜 라떼로 해주세요!

라는 눈치 없는 누군가의 외침이 있었지만

못 들은 척 하기로 했다.

바보 같이 계속 눈물이 나왔다.

어떻게든 회사에서 멀리 벗어나려고

전속력으로 달리다

어떤 남자와 부딪히기까지 했다.


"아, 죄송합니다."


그녀는 얼른 사과를 하고는 

막 뛰어갔다.

그리고 한참 후에야

겨우 생각을 정리해서

커피를 사왔다.




이럴 때 생각나는게

이 자식 뿐이라니...

진짜 내 인생도 불쌍하다.

황소는 이렇게 생각하며

물병에게 전화를 걸었다.


"술 한 잔 하자.

나 오늘도 출근했더니

엄청 꿀꿀하다."


"그럴 리가 없을 것 같은데...

너 무슨 일 있었구만?

금방 갈게"


"그래..."



"무슨 일이냐??

너 아무 일도 아니면

큰일 날 줄 알아라?

약속도 취소하고 나온 몸이시다."


"웃기시네.

약속 없었잖아."


"햐, 내 진가를 이렇게 모르는 건 

너밖에 없어.

내가 얼마나 인기가 많은데!"


그렇게 자뻑을 하면서도

물병은 다른 데를 쳐다보며 말하고 있었다.

그럴 거면 자뻑을 말던가...

황소는 이렇게 생각하며 

속으로 또 혀를 찼다.


"하여간 무슨 일인데?"


"그 남자...

내 사수 말이야.

결혼한대.

다음 달에.

알고 보니 우리 사무실 직원이랑 

결혼하더라?"


"그 직원 예쁘냐?"


"야! 

넌 그거 밖에 할말이 없냐?"


"예쁘긴 예쁜 모양이네."


"그래, 상당히 예쁜 편이야.

게다가 나랑 친해.

젠장할!

내 앞에 앉아 있어서

매번 수다 떨었는데 

민망해 죽을 거 같아.

사수 짝사랑한다고까지 말했다고!

어쩌면 그렇게 태연하게 앉아 있었을까?

나 진짜 월요일부터 회사 어떻게 가?"


"야, 먹어, 먹어.

먹고 죽자, 오늘.

그딴 자식 잊어버리라고.

그 여자도 그러고 싶어서 그랬겠냐??

원샷!"


"우이씨... 원샷!"


그 날 그 둘은 소주 3병에 맥주 2000cc를 마셨다.

하지만 솔직히 황소는

술이 센 편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날도 물병이 그녀를 업는 신세가 됐다.


"야... 

너 자냐??"


그렇게 황소를 업고 가면서

물병은 중얼거렸다.


"으으음...."


황소는 곯아떨어진 상태였다.

물병은 그런 황소에게 이야기하듯 말을 건넸다.


"이구....

이제 그런 사랑 좀 그만해.

너 진짜 구제불능인 거 아냐??

술도 못 하면서

맨날 나보고 술 먹자고 하고.

업는 건 맨날 내 차지.

너네 부모님 얼굴 보기가 민망해요, 내가.

내가 너 좋아하는 건 꿈에도 모르지?

그런데 넌 매번 안 될 짝사랑이나 해대고 말이야.

옆에 있는 사람이 얼마나 힘든지 모르지?

내가 네가 전화하면 왜 달려갔을까?

생각 한 번도 안 해봤지?

근데 이상하다?

나 너한테만은 어떤 작전도, 어떤 계획도

어떤 말도 못 하겠어.

짝사랑 따위는 안 할 거라고 

너한테 말했지만 난......

아니다, 됐다.

이런 너한테 뭔 얘기를 하겠어."


"내가 뭐가 어때서??"


그 때 황소가 갑자기 그에게 말을 걸었다.


"뭐야, 너!

멀쩡하면 얼른 내려!!"


"싫지롱.

안 내릴 거야."


"너 완전 무거워.

빨리 내려."


"나 짝사랑한다는 거 다 들었어."


"뭐??"


물병의 얼굴이 좀 질렸다.


"그렇게 내가 짝사랑한다고

구박을 해대더니...

뭐?? 나를 짝사랑해??

웃기는 자식 아니야!"


"그러니까...

그... 그건...

그러니까......

그건....

그러니까......"


"뭐야??

좋아하면 말해야 안다면서?

근데 내가 술 취해있을 때

이딴 식으로 슬쩍 말을 해??

너야말로 비겁하잖아!"


"그럼 뭐 어떡하라고!

차라리 네가 모르는 사람이었으면 

뭐라도 했겠지.
하지만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알던......"


"너무 말이 많네.

너무 말이 많아.

우선 우리 집까지 업어줘 봐.

그럼 난 네 고백에 대해서 생각 좀 해볼게."


"멀쩡하면 당장 내리라니까??"


"싫다니까?

나 안 멀쩡해.

그리고 나를 좋아한다는 사람이 

잔말이 많구나?

얼른 앞으로 가렴.

힘내고~"


그러면서 황소는 슬쩍 웃었다.

왠지 드디어 오래 사귈 수 있는 사람을 

만난 것 같아서......

그리고 물병도 슬쩍 웃었다.

이런 반응을 보니 잘 될 것 같아서...

그리고 사실은 그녀를 업은 게 좋아서

그래서였다.












황소와 물병의 얘기였어요~

벌써 9월이네요^^







































신고
by 검은괭이2 2015.09.02 16:39
  • 황소어린이 2015.09.02 17:34 신고 ADDR EDIT/DEL REPLY

    읽고 드는 생각은

    1. 어휴 황소 답답이. 결혼한다는 동료 여자한테 차라리 화를 내라고!
    2. 남자 상사는 처녀자리 아니면 게자리일 듯
    3. 동료 여자는 왜 입 다물고 있었대. 의뭉스럽게! (저도 비슷한 경험 있다는)
    4. 자기 기준 까다로운 물병이 오래 지켜볼 정도면 황소 여자가 꽤 매력이 있는 모양.

    아무튼 픽션이나마 황소랑 물병 이야기가 '해피투게더'로 끝나서 좋네요 ^.^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괭이님 ~_~

  • 코코리 2015.09.04 13:55 신고 ADDR EDIT/DEL REPLY

    아.. 저 여자 불쌍해효 ㅠㅠ 제일 공감했던 장면이 눈물 나올거 같아서 커피산다고 말하는 장면... ㅠㅠ 저라도 분명 저 상황이라면 감정 절대 못 숨길것 같아요~ 물병이랑 엮어줘서 감사해용~ ㅋㅋㅋ

  • 87천칭남 2015.09.09 08:51 신고 ADDR EDIT/DEL REPLY

    방금 울면서 간 게 황소라고 예측했는데 황소가 맞긴 맞군요. 물론 상황은 아예 다르긴 하지만 흠.. 역시 괭이님 글은 재밌어요 ㅋ

  • 게자리라햄볶아요b 2015.09.30 01:29 신고 ADDR EDIT/DEL REPLY

    요즘 물병한테 관심이 가는터라 읽으면서 물병을 좀 관찰하면서 읽었어요 ㅎㅎ
    물병은 관심있고 호감가는 사람한텐 어떻게하는지 궁금한데 그것도 상대가
    누구인지에 따라서 다른거같아서 더 모르겠어요 결론은 ㅠㅠ 무튼 물병가 황소와의
    관계는 신선한거 같은데 글 내용도 너무너무 재밌어요!!> < ㅎㅎㅎ

  • 별자리 카페 2015.10.24 16:26 신고 ADDR EDIT/DEL REPLY

    별자리에 관심있으신 분들, 신설카페를 키우고싶으신 분들,
    이야기 나누고싶으신 분들
    별자리 카페에서 활동하고싶으시다면
    여기 댓글 올리시면알려드리겠습니다

  • 사자녀 2015.10.31 11:58 신고 ADDR EDIT/DEL REPLY

    괭이님 환영받지 못하는 별자리들 시리즈는 이제 안쓰시나요? 게자리부터 다른 별자리들도 보고싶어요!

  • 슈란(양자리) 2015.11.08 00:45 신고 ADDR EDIT/DEL REPLY

    히익...
    짝사랑 한다는 말까지 들었으면서 그 둘이 결혼을...;ㅅ;

  • B양쨩B 2015.12.26 02:14 신고 ADDR EDIT/DEL REPLY

    흐규... (ㅠ3ㅠ) 검은괭이님, 돌아가셨나요???

  • 물병자리 2016.03.01 00:50 신고 ADDR EDIT/DEL REPLY

    검은괭이님은 무슨 별자리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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